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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의 워크숍] '나'를 중심으로 일을 다시 써보기READ BOOKS 2024. 5. 20. 16:34
[워크숍에 임하는 우리의 자세]
1. 일단 무엇이든 써야 발견한다. 완벽하게 정리된 답을 써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자
2. 나의 일은 찾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다. 나에게 의미있게 다가왔던 무엇이든 일이 될 수 있다.
3. 나에 대한 힌트는 모두 내 안에 있다.
4. 나만의 일은 내가 해왔던 일 속에서 발견된다. 사소하고 당연한 것도 어떤 일인지 어떤 태도로 일했는지 무엇을 잘하려 애썼는지 어떤 시도들을 했는지를 봐야 한다.
5. 냉정히 평가하지 않는다.
6. 막연한 질문, 답답한 마음, 찌질한 감정도 검열하지 않는다.
[경험의 감정 그래프] -나는 어떤 일을 좋아하고, 싫어할까?
2019 8~12 캐나다
지금은 그렇게 큰돈이 아니지만 그때 당시에는 큰돈을 써서 왔다는 생각에 공부를 해야만 한다는 마음이 가장 컸다. 뭐라도 얻어 가지고 한국에 가야 해서 여행보다는 영어에 더 집중했다. 그래서 마냥 쉴 수 만은 없었던 나날들이었다. 그를 의식하다보니 정말 남들보다 영어는 정말 빠르게 늘었고 내 인생에 있어서 보물같은 사람들을 만난 게 가장 좋은 점이었다.
처음으로 느꼈던 감정은, 혼자 책읽고 노트북하러 로컬 커피샵에 갔었을때 불안을 느꼈던 순간이 있었다. 왜 그랬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아마 그 곳에 나 혼자 달랑 있는 기분이어서 그랬을 것이라 추측한다. 나는 사람들과 같이 있어야 함을 느꼈다.
2019 12~2020 8 언택트 에듀케이터
큭큭 장난이고 남은 휴학기간동안 웅진씽크빅에서 영어 화상강사를 했다. 꽤 재미있었다. 이때 출근 전에 영어회화학원 갔다가 출근해서 영어 가르치다보니 하루 종일 영어만 썼다. 휴학 동안 코로나가 심했지만, 오히려 그를 이용하여 즐겁게 살았던 것 같다. 점심시간에 직장 주변 샐러디 같은 곳에서 책을 읽노라면 나 스스로와 대화할 수 있는 시간에 아주 기뻤다. 캐나다때와 다른 점은 이때는 어느정도 일과 삶과 쉼에 목적이 있었다. "나야, 여기서 뭐하고 있니?"가 아니라, "안녕, 나야? 반가워"하는 느낌! 마지막 즈음에는 오피스 출근이 아니라 진짜 재택이어서 오히려 힘들었다. 이 때 내가 재택과는 안맞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싫든 좋든 사람이 있는 곳에서 일을 해야 한다. 복학을 해야 해서 퇴사했다.
2020 9~ 2022 2 복학 및 졸업
학교로 유배갔다. 그 와중에 영어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학교에서 하는 영어 프로그램이 있다면 모두 신청했다. 한번은 해외교류팀 담당자선생님께서 메일이 왔다. 너 너무 많은 해외 프로그램 해서 이번엔 탈락이다 이놈아! 하는 메일 ㅎㅎ
2022 2~2023 3 간호사
전반기: 괜찮았다.
생각보다 어려운 일들이 아니었다. OJT는 항상 꿀이니까.. 운이 좋게 프리셉터 선생님이 좋은 분이셔서 트레이닝 동안 한번도 혼난 적 없었다. (그 선생님은 마음을 많이 삭혔을 수도 있다.) 나 스스로 반성한 나날들이 많았고 최대한 일은 못해도 예의라도, 태도라도 바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오프때도 독서실에 가서 열심히 공부했고 항암제도 따로 찾아보며 외웠다.
후반기: 힘들었다.
이상한 사람들도 있다는게 지금에야는 당연하지만 어린마음에는 이상했다. 배우고 싶은 롤모델이 없었다. 전자체온계를 가지고 왜 흔들지 않냐는 말에(수은체온계라면 흔드는게 맞지만-), 하이포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이 없었다는 동기들의 말에, 컨디션 안좋은 사람이 한두사람 있으면 병동 전체가 흔들리는 환경에, 눈을 왜 그렇게 뜨냐는 말에, 나는 나 스스로를 다른 환경에 두고 싶었다. 그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겠지만 롤모델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단점으로 다가 왔다. 직장인이 돈받고 일하러 가지 배우러 가는거냐고? 삶은 배우는 과정이다. 배우지 않으면 일할 필요가 없다. 금전적 보상은 한계가 있고, 배울 곳 없는 곳에 서있는 나는 그저 육체적인 노동만 하고 올 뿐이다. 그 노동에서 가치를 찾을 수 없다면 모든게 소용이 없다고 느껴졌다. 지금 생각하면, 오프날에 배우러 가면 되었지만 누워있는 데에 급급하기도 했고, 의미를 잘 찾을 수 없었다.
2023 3~ CRC
전반기: 괜찮았다.
배울 수 있는 새로운 곳으로 왔다. 생각보다 어려운 일들이 아니었다. 새로 온 사람이니 쉬운 일을 줬다. 글로벌팀과의 소통도 문제는 딱히 없었고 스트레스 받지도 않았다. 다양한 사유로 인해 투약 지연이 될때에도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최선을 다했기에 너무 슬프지도 않았다. 업무 가이드가 어느정도 있었고 내가 모르는 건 물어볼 사람이 있었다.
후반기: 힘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점점 퇴사를 했다. 3-4명 정도 팀원들이 나가니 업무는 가중되었다. 새로운 사람이 들어와도 밑빠진 독에 물붓기 같았다. 새로운 사람이 kick out당하는 경우도 몇번 있었다. 업무 가이드가 없는 새 연구는 소통이 일순위 요소였다. 똑똑하게 일하는 방법을 잘 몰라서 무식하게 많이 일했다. 주말에도 일하고 밤늦게까지도 일하고 일찍 출근했다. 내 삶이 없어졌고, 내가 좋아하는 독서, 운동, 필라테스, 산책, 명상 모든 것을 할 수 없었다. 그래도 일하는게 엄청나게 어렵거나, 환자가 나를 너무 괴롭혀서 죽고싶을 정도는 아니었다. 막막할 때도 있고 다른사람의 업무가 나에게 올 때 버겁기도 했지만 그래도 웃어보자! 재밌게 해보자 하며 나를 달랬다.
~2024 4 CRC 퇴사하기
전반기: 흥미로웠다.
힘듦을 견디지 않고 내려놓았다는 말이 더 좋을 것 같다. 나는 일을 많이 하니 내 시간이 부족해서 쉽게 지치고 감정적으로 되었다. 일을 왜 많이 하게 되냐면 전공의 파업으로 대부분의 처방이나 검사진행등을 전공의 선생님께 부탁할 수 없었다. 바쁘신 입전의 교수님께도 한번 부탁드려보지말고 내가 해보자!가 되어 거의 다 하게 되었다. 파업중의 입원으로 신경 쓸 절차도 많아지고 타과 협조는 더욱 더 안되었다. 환자는 줄지 않았다. 데이터는 최대한 밀리지 않고 입력하려고 했다. 수잔에게 메일을 썼다. 나 주 80시간 정도 일하는 것 같아요! 수잔은 미쳤냐고 했다. 내 인생이 너무 아깝다고 당장 테러블한 잡은 그만두라고 했다. 주 40시간보다 적게 일해야 일, 삶, 쉼을 모두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게, 이렇게 일해서 뭐가 좋은데? Amenorrhea에 Vaginal discharge가 나와서 local OB에 방문했다. 이검사 저검사 해보며 하나씩 r/o하다보니 아무것도 걸리는 게 없었다. 이게 그 스트레스구나! 라고 느꼈다. 그 전까지는 스트레스가 정확히 뭔지 몰랐던 것 같다.
퇴사의 주 원인은 해당 직무에 대하여, 일할 이유를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아 뭐, 신약이니 새로운 정보가 쏟아져서 배울 것은 많았다. 하지만 이를 통해 내가 뿌듯하다거나, 이로 인해 "배웠다." 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고 하루하루 헉헉댔다. 이때는 퇴사하고 싶다고 울지는 않았지만 일이 많고 감정적으로 되어서 울 때도 있었다. 스스로가 눈물이 나오니까 이건 아니다 싶어 퇴사하는 것도 있었다. 그게 뭐가 다르냐고? ㅎㅎ
후반기: 무슨일이 펼쳐질까!?!?
내 문제를 알겠다. 너무 최선을 다했다. 단 한달도 쉬지 않았다. 그 흔한 웨이팅도 안하고.. 휴학이 휴학이 아닌 일과 공부였고, 난 제 풀에 지쳐버렸다. 최선을 다하는게 미덕이라고 배우면서 살아왔는데, 최선을 다하니 너무 쉽게 지친다. 분명 캐나다에서 나는 like a leaf floating on the water처럼 살아야지 다짐했는데, 너무 안 쉬었다.
퇴사 1개월차가 되었다. 그 사이에 나는 샬에이 면접들도 보고 (최종 면접을 불참했다. 수잔이 미쳤냐고 쉬라고 했다. 트라우마를 해소할 시간이 분명 필요하다고 했다.) 습관적으로 사람인도 들춰본다. 하지만 지금은 일을 할 때가 아니라 나 스스로를 돌 볼 때다. 이를 자꾸 상기시켜 주지 않으면, 마치 고장난 엔진처럼 부릉부릉 할 때가 있다. 늦게라도 내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서 다행이다.
[일의 관점에서 가장 의미있었던 순간들]
Good things
둘다 의미 있었을 때는 무엇인가를 배우고 그를 활용할 때이다.
영어를 배우고 그를 가르칠 때, 환자 처치 관련에서 간호사 때의 경험을 CRC 업무에서 활용할 때, liver meta에 대해 어느정도 보게 되었을 때, 타인의 부족한 부분을 보고 나는 그러지 않음을 반성할 때 등등이다. 활용함으로서 비로소 내가 배운 것이 의미있음을 입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의미를 찾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팀 내에 속해 있는 것을 좋아한다. 리더는 부담스러워한다. 팔로워로서 서로를 으쌰으쌰하며 성장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럼 힘들어도 웃을 수 있다.
Bad things
좋지 않았던 순간들은 의미없이 서로 감정 소모만 할 때이다. 차라리 탓할 시간에 해결책을 강구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 누가 잘못했네, 이게 문제네 하기보단 일단 어떻게 해결할 건데? 를 보는 것이 더 좋다.
내 주변 사람들이 배울 점이 없으면 부정적인 감정이 든다.
[일 시즌 나누기]: 내 인생이 넷플릭스 드라마라면 지금은 몇 번째 시즌일까?
1번째 시즌같다. 나 아직 졸업한지 2년되었고, 그 동안 꽉꽉 채워 일했다. 이게 첫 시즌 같은데...
굳이 굳이 3개의 시즌으로 나누자면
(1)좋아하는 걸로 돈버는 것은 temporary job
(2)간호사라서 힘든게 아니라 사회 초년생이어서 힘든 걸지도!
(3)일이란 무엇일까? 노동이란 무엇일까? 일을 오래 한다고 그게 좋은 것일까? 일을 짧게 할 수는 없을까? 일단 샬시는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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